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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CANADA

20190519 인생 첫 BBQ 그릴 (NAPOLEON ROGUE)

다들 이민 오기 전에 한번씩 그려보는 자신의 이민 생활이 있다.

나도 많이 그려보았고 지금도 그리고 있다. 

그중 하나는 집안에서 냄새 신경 안 쓰고 구울 수 있는 BBQ GRILL. 너무 익숙한 그림 아닌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넓은 뒷마당에서 날씨 좋은 날 좋은 불에다 고기 굽는 냄새 풍기며 육즙 가득한 스테이크를 굽는 풍경.

비록 뛰어놀 뒷마당도, 아이들도 아직 없지만. 집에 조그만 발코니가 있기 때문에 그릴을 무조건 사기로 결정. 

약 보름 정도를 각종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제품 정보를 취합하고 여러 블로거의 리뷰를 통해 몇 가지 그릴로 후보군을 골랐다. 제조사도 많고 더더욱 그 제조사들에서 만드는 브랜드들도 많아 고르는데 머리가 아플 수 있지만, 가장 대중적이고 잘 팔리는 것을 고르면 쉽게 해결된다. 마지막 후보에서 북미 넘버원 WEBER 사의 제네시스라는 그릴과 NAPOLEON 사의 로그를 두고 고민 많이 했다. 

 

나폴레옹은 휴대용 그릴을 한번 살까 예전에 고민했던 적이 있어 익숙한 회사였고, 웨버야 워낙 잘 알려진 회사라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단지 웨버가 좀 더 비싸다. 기능적으로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머 고기 굽는 데는 도긴개긴이다. 이것저것 머리 굴려보면 가격 차이만큼의 행복을 내게 주진 않을 것 같다.... 브랜드 전략인지 그냥 비싸다. (하지만 왠지 더 사고 싶어진다..) 나중에 돈 더 벌고 뒷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하면 그때 더 큰 모델로 웨버 너를 살게 하며 다짐하며 포기.

나폴레옹은 북미에서 그래도 웨버의 아성에 도전하는 라이벌 (이라고 하면 웨버 유저들이 화낼까) 이라고 볼 수 있다. 가격은 저가 브랜드에 비해 비싸지만 그렇다고 고가 브랜드도 아니고 나름 가성비 적인 부분도 생각하는 브랜드 같다. 

결국 게스 그릴 뿐만 아니라 모든 그릴은 내부에 온도를 얼마나 단시간에 높이 올리고 특정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 화력을 수치로 나타내는 BTU가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불이 나오는 main burner가 4개짜리에 side burner 있는 모델이 일반적인 가정에서 많이 쓰이지만, 우리 집은 그렇게 큰 것은 필요 없어 나는 main 3개 + side burner도 충분하다 생각해 주문함.

와이프는 그거 사면 얼마나 고기 구워줄지 지켜보겠다며 그릴의 활용도와 나의 추진력에 의심을 품는 모양이었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기 먹고 싶으면 그릴로 레스토랑 급 스테이크를 구워다 바치면 그러한 감정은 어디에도 없다. 정말 잘 산 것 같다.

구입할때 홈디포에서 Rotisserie 세트를(100불 상당) 끼워 주는 행사 중이라 같이 활용하고 있는데, 밑간한 치킨을 통으로 돌려주면 진짜 맛있는 통닭구이가 된다. 코스코에서 구워 파는 치킨은 너무 짜고 기름진 데다 건강에도 많이 안 좋다는데 내가 직접 구석구석 마사지한 생닭으로 구우니 안심하고 먹고 또 맛도 좋다. 닭인데 머 맛있을 수밖에.

암튼 그릴 너는 최고의 지름이었다. 오래 같이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