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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CANADA

늦었지만 저도 이민 1주년 기념 소감!

가끔 생활하며 쓰는 말중에 "말도 안돼" 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어휘죠. 영어로는 unbelievable 정도가 어울릴까요? 암튼 말도 안돼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이민 1주년을 즈음하여 모 인터넷 카페에 쓴 들을 제 블로그에 옮겨 공유하려 합니다. Unbelievable 하게 지가났던 1년을 짧은 글로 다 담아 낼 수 없지만 그래도 기록이 중요하니 ^^

제 글이닌깐 그럴수 있겠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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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말이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작년에 이민 온 뒤로부터는 지금까지 어떻게 1년이란 시간이 지나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뒤돌아 보면 그동안 살면서 가장 열심히 살아왔던 1년이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에서도 살았다면 좀 더 의미 있고 재미있게 살았을 텐데라고도 생각할 정도로요.

입국 후 집도 구하기 전에 직장을 바로잡았던 것이 첫 단추를 아주 잘 끼웠던 것 같고 그 후 한번에 이직까지 경험하며 처음보다 더 좋은 회사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이용해 회사생활을 잘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직장을 잡기 전에 캐나다 구석구석 여행을 하고 싶었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를 발로 찰 수는 없기에..... 이렇게 아직 휘슬러, 밴프, 캠룹스 도 못가보고 있네요. 돌아오는 여름에는 꼭 어디든 로드트립을 가리라 다짐합니다.

저는 이민을 오기까지 와이프와 함께 5년 정도를 준비했습니다. 처음부터 5년이란 기간을 정하고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욕심이 생기다 보니 그렇게 되었죠. 준비라고 하기에 다들 아시겠지만 딱히 준비할게 없지요. 그저 돈을 좀 더 모으고 영어공부를 더 하고 싶어 그렇게 매년 랜딩 예정일이 계속 1년 뒤로...1년 뒤로 변경이 되었습니다. 이러하니 만나는 사람마다 왜 안 가고 있냐? 작년에 간거 아니냐? 한국에서 계속 살기로 했냐? 등 걱정스러운 말을 유발도 했고요.
결국 다 털어버리고 진짜 출국할 때는 놀란 친구도 있었습니다. 진짜 갈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저의 이민 초창기 계획은 그동안 여러 번 변경이 되었지만 다행히 최종 version이 잘 맞아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적응을 잘했고 늘 그려왔던 캐나다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려고 지난 5년간을 많은 것을 참고 살았나, 그렇게 하길 잘했네라고 스스로 격려해 봅니다. 
그 그림은 거창한 게 아니라 결국 워라밸이 있고 느긋한 삶을 사는 것이었지요.   
근데 사람 참 간사한 게 요즘은 초심을 잃었는지 야근 좀 하고 싶네요...돈 좀 더 벌게. 

늘 집-회사-집-회사 이렇게 예상 가능한 뻔한 일상이고 단조로워 심심할지 모를 삶이지만 정신건강에는 정말 최고인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한창 스트레스받을 때 생기던 흰머리와 m자 탈모도 확장하는 속도가 느려진 것 같습니다. ^^

캐나다에 와서는 늘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풀타임으로 일을 하며 파트타임 학생으로 공부를 이어갔고 몇 년간 쉬었던 종교생활도 다시 시작했고요. 이렇게 지내니 1년이 빨리 갈 수밖에 없네요. 

1년이 지난 지금 정산을 해보면, 금전적으로 이민 초기에 차를 사고 가구 등 구입하며 생긴 비용 때문에 마이너스 일 것 입니다. 
영어실력은....잘 모르겠네요. 지금 회사에서 영어를 제2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은 저 혼자뿐이라 영어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에 알게 모르게 늘었겠죠. 하지만 한참 부족하네요. 아마 죽기 전까지 계속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어떤 분이 제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영어 대충 할 줄 알면 굳이 더 공부할 필요 있겠어요? 대충 해도 먹고는 살겠던데"..... 그분 지금 어디서 머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당연히 더 좋은 포지션에 더 높은 급여를 받으려면 더 유창한 영어실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 부분이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아 늘은 부분이 있네요. 몸무게가 늘었습니다. 살은 쩌도 쩌도 한계가 없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요. 이민 와서는 어찌나 입맛이 좋던지...점심을 먹으면서도 저녁에 뭐 먹을지 생각합니다.

이런 행복한 순간이 오래가 길 바라고 한편으로는 누군가 나의 행복을 깨지 않길 바라며 어느 주말에 가는 가을을 부여잡고 싶어 근교로 떠난 수도원의 사진을 남깁니다.
너무 평화로운 분위기에 황홀하기까지 하더군요.



Westminster Abb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