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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CANADA

Jonah 생애첫 주택 캐나다에서 구입하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3월의 마지막 금요일이네요. 밴쿠버에는 벚꽃이 핀 곳도 있고 이제 막 피려는 곳도 있고 봄 향기 나는 화창한 날씨가 연일 기분을 들뜨게 하네요. 일하기 싫어 이렇게 끄적끄적합니다. 

 

요즘 새로운 글을 쓰기보다는 새로 올라오는 글을 보며 무슨 글을 쓸까 고민을 했는데. 마침 제가 최근에 조금만 콘도를 사게하게 되어 (생애 첫 내 집 마련 ㅋ ) 그간 느꼈던 부분을 공유하려 합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가 없고 돈도 없고...지금 외벌이고 와이프는 앞으로 몇년간은 공부를 할 생각이라 애초에 집을 구매할 생각은 없었어요. 작년에 처음 경험 삼아 모기지 상담을 받으며 대략 이 정도 소득에 얼마정도 대출이 가능한지 알게 되어 일찍 구매를 접었습니다. ㅎ 턱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와이프가 졸업하고 더블 인컴이 되면 그때 타운하우스를 사려했어요. 조금만 콘도는 계획에도 없었지요. 

2019년 새해를 맞아 요즘 모기지 시장의 분위기가 어떤지 그리고 작년 대비 제법 오른 제 소득으로 대출이 얼마나 나올지 궁금해서 오랜만에 다시 은행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게 2달 전이었어요.

 

용기 내서 다시 만난 스페셜리스트에게 저의 변경된 소득을 알려드리고 대략 계산을 해보니 잘하면 원배드 콘도 하나는 살 수 있겠더라고요. 왜냐면, 일단 작년에는 부동산 시장은 아직 열기가 사라지기 전이라 리스팅 가격에서 돈을 더 내야 살 수 있었고,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 정책에 따라 상당히 보수적으로 대출 금액을 계산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2019년은 상황이 다르죠.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슬로우 해졌고. 물론 원배드 콘도는 수요가 그래도 많아서 가격이 많이 떨어지지는 않고 괜찮은 매물은 생각보다 빨리 없어지지만 일단 웃돈을 안 주고 리스팅에서 내고해서 살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점이죠. 모기지 시장은 강화된 스트레스 테스트로 인해 수요가 많이 줄어들어 판매가 상당히 저조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슬슬 공격적으로 이자도 내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구매자들을 찾고 있는 상황인 것 이죠.

이런 점이 작년에 말도 안 되던 일이 올해는 말이 되는 일로 바뀌었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다운페이와 모기지 예상 금액을 가지고 매물을 몇 날 며칠을 검색한 결과 위치와 건물 년식을 고려했을 때 딱 한 곳이 눈에 들었어요. 워낙 저희 조건이 까다로와 찾기 힘들것 같았는데. 다행히 찾아 바로 그날 저녁에 집 구경하고 오퍼 냈습니다.

누가 해 없는 밤에 가서 집을 살까요.... 터무니 없는 경우지만 저희는 그동안의 발품과 손품으로 얻은 안목으로 이 집은 꼭 사야 하는다는 빠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리스트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돼 다행히 저희의 오퍼가 처음이었고, 그들의 상태를 고려해 괜찮게 금액도 깎았습니다. 작년이었으면 불가능 했겠죠.

 

제가 느낀 점은 집구매에 대한 생각이 아직 뚜렷하지 않고 모호한 젊은 부부라면 용기를 내어 일단 모기지 상담이라도 받아 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확히 나의 수준을 알아야 무엇이 부족한지도 알듯, 일단 시작하면 계획이 더 정확하고 분명해지고 예상 밖의 긍정적인 결과도 기대할 수 있죠. 그리고 렌트를 내는 것보다 모기지를 내는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면 조금한 콘도를 구매해 차근차근 모기지 상환하고 저축하다 보면 또 과거의 좋은 날이 올 것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더 큰 집으로 옮길 수 있는 스프링보드가 될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모기지 상담을 받아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러면서 계속 부동산 동향에 관심을 두고 있다 보면 매칭이 되는 때가 올 것이라 조심스레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담으로 저희는 결혼할 때 부모님께 한 푼 안 받고 저희끼리 잘살아보자는 깡다구로, 플러스는 아니지만, 마이너스가 아닌 게 어디냐 라는 생각으로 한국에서는 늘 서울에 허름한 집에서 생활해오며 집 욕심 없이 돈을 모았어요. 한국에서도 나름 큰 회사에 자금 관리하는 사람인데 이런 조금만 가계도 내가 못 관리하겠나 라는 생각으로 가계를 관리했지만... 씀씀이가 생각보다 크고 목적 없이 관리 하니 많은 돈은 못 모았어요. 그리고 이상하게 내 돈 관리하는 것인데도 회사에서 하는 것처럼 감정이입이 잘 안되더라고요. ㅎ 

그러다 캐나다에 와서 가계부를 정말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쓰면서 미래를 계획할 수 있었습니다. 

 

젊은 부부일수록 가계부를 쓰게 되면 돈 모으는 재미에 살 수 있고, 벌이가 적어 모으기는커녕 매번 마이너스 나는 가정도 그 마이너스가 얼마인지 요인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느 부분을 줄이면 생활이 나아질지에 대한 판단은 데이터베이스가 있어야 생각을 할 수 있지요. 저는 집에서도 회사처럼 매월 결산을 하고 다음 달 예산 집행을 합니다. 중장기 계획도 세우고요. 이것이 흙수저가 캐나다까지 와서 이렇게 첫 주택을 구입한 큰 요인이었습니다. ^^

 

이 글을 쓸까 많이 고민했어요. 누군가는 코딱지만 한 집 산 거 가지고 되게 유세 떠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주변에 정말로 무일푼으로 열심히 살면서 큰 하우스도 사신 분 들을 보면서 저는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저희와 같은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하시는 분이 한분이라도 보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립니다. ^^

출처 캐사사 카페에서 내가 쓴 글 복붙.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