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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in CANADA

20170919_Jonah 캐나다 첫 직장을 구하다.


안녕하세요 Jonah 입니다.


오늘은 제가 캐나다에 와서 첫 직장을 구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보다 안정적이고 smooth landing 을 위해서는 소득을 창출해내는 사람이 가족 중에 있어야 합니다. 이곳에 가족이야 저와 와이프 둘밖에 없으니 둘 중에 한 명은 돈을 벌어야 되죠. 빨리 벌면 벌수록 정신은 안정적이게 될 것이고 육체는 자본주의의 풍요로움을 누릴 것이니 보다 윤택한 이민자의 삶이 될 것이 뻔하지요.

이전 포스팅에도 말씀드린 적 있는데요. 저는 출국 전에도 계속 indeed를 통해 구직활동을 했었고 간혹 인사담당자의 반응이 있었다는... 이 반응이래야 신상정보 확인의 수준입니다. 정말 이 포지션을 원하는 사람인지 어떤 경력이 있고 학력은 어떤지 정도? 그 단계를 넘어가면 보통 업무 관련 test 도 보고 face to face 면접도 보게 되지만, 한국에 있을 때 그 단계까지는 못 갔습니다. 현지 주소도 없고 전화번호도 없으니 저 같아도 멀 믿고 뽑겠어요. 더욱이 돈을 관리하는 회계 직인데... 하지만 저는 조금 한 희망을 보고 캐나다로 떠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는 한 통의 메일을 받게 됩니다. 



"아직 저희 회사에 관심이 있다면 연락 주세요. 가급적 빨리 연락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사람이 보낸 메일이었죠....이상하네? 내가 한인회사를 지원한 적 없는데 하며 궁금했습니다. 당연히 제게 관심을 보인 이상 저도 연락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당시 총영사관에 운전면허 공증을 위해 방문하고 있었고 시간이 남아 바로 전화드리게 됩니다.

간단히 어떻게 연락드리게 되었는지 말씀드리고 바로 다음날 면접까지 잡히게 됩니다. 머 아쉬울게 머 있어 가서 얘기나 좀 들어보자 라며 별생각 없이 다음날 회사로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전철역에서도 가깝고 사무실도 깔끔하고 첫인상은 좋았어요.

리셉션에서 회의실로 안내해줘 그곳에서 조금 기다리니 면접관이 들어옵니다. 한국 분이었고 저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백인 아저씨 (사실 할아버지 같지만 나이는 아저씨...) 도 들어오고 거의 일방적으로 자기네 업무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말씀해주시더군요. 저는 그저 가만히 들으며 가벼운 리액션으로 내가 당신의 얘기에 흥미 있고 잘 듣고 있다는 것을 표현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머릿속 회로를 돌립니다. 한인회사지만 CFO가 백인이네? 회계팀 직원이 많지도 않고 아무래도 저 백인 아저씨가 내게 업무지시를 주로 내리고 대화도 많이 하게 될 것 같은데...잘 모르겠으면 옆에 한국인 직원한테 물어봐도 되고.....



어라.....이거 좋은데 ?



다행히 그 회사에서도 저를 맘에 들어 했는지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해달라고 합니다. 급여야 원래 별로 기대도 안 했지만 Probation period 3개월간 hourly $15이라네요. 수습기간이 끝나면 연봉으로 조정된다는데 그때는 현지 급여 수준도 정확히 몰랐고 더욱 시급으로 말하니 이게 도대체 얼마인 거야....너무 적은 건가? 적당한 건가? 순간 당황하게 됩니다. 게다가 캐나다에 온 지도 5일밖에 안되었고 이제 막 구직활동을 본격적으로 해보려던 참이었는데 덜컥 기회가 오니 얼떨떨하더라고요. 일단 집에 가서 고민해도 되니 그 자리에서는 출근하겠다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 집이라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임시숙소 ㅋㅋ

숙소에 와 와이프와 얘기해보며 머릿속을 정리해보니 머... 마다할 이유가 없더군요.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 몸을 푼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니기로 합니다. 일단 현지 경력이 필요한 상태이고 그 경력을 쌓기 아주 좋은 조건이라 생각했죠. 계산해보니 시급 $15 은 우리 부부가 생활하기에 부족했지만 Probation 이 끝나면 괜찮은 연봉으로 전환된다니 기대를 하며 잠을 청해봅니다.

 한국인이 50% 이상이고 캐네디언, 인도, 베트남, 중국, 홍콩 (홍콩 사람들은 자기 보고 중국 사람이라고 하면 상당히 싫어함 ㅋ) 이렇게 다양한 인종들이 섞여 일하는 것을 보니 오.....이곳이 진정 캐나다 인가 라는 생각도 하며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 중 한 분이 여긴 한인회사 치고 시급이 괜찮은 편이라고 종종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정말 시급 $15이 한인회사에서 entry level로는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훗날 이 첫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구직을 할 때 많은 회사에 면접도 보고 간혹 현지에서 유명한 한인회사에서도 면접을 보게 되며 알게 되었죠. 분명 백인 회사는 한인회사 보다 급여가 더 높습니다. 근데 어떤 한인회사는 거의 최저시급 가까운 시급을 제안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조금한 회계사무실에 면접을 본적있는데 질문하는게 완전 오래된 한국직장 분위기었어요. 결혼은 했냐 군대는 다녀왔냐 몇 살이냐 애는 있냐.....등등 여기는 한인회사닌깐 백인회사처럼 이러저런 benefit이 없다(사실 benefit이 아니라 당연히 줘야 하는 초과근무 수당 등의 것이었음) 이런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시간이 아까워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ㅋ 그러더니 시급을 얘기해주는데 $11이었나....자네는 현지 경력이 거의 없으니 라며 말을 시작하더라고요. 아니 도대체 그전에 일했던 사람은 그거 받고 어떻게 일한 거지...그냥 알바로 가볍게 하기에는 업무량이 상당해 보였는데... 제가 깜짝 놀라며 혀를 차니 계산기를 막 두둘기며 멀 그리 계산하더니 그럼 $13이면 어떻겠나는 겁니다.

 크고 작음을 떠나 대부분 한인회사들은 노동법을 정확히 준수 안 합니다. 아니 못합니다. 그렇게까지 하면 이득이 줄고 본인이 챙겨가는 돈이 적어지기 때문에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낮은 인건비에 질 좋은 일력을 사용하면서 커가는 것이라 거의 불가능하죠. 근데 궁금한 것은 본인들이 한인회사라 한국처럼 이런저런 것은 못해준다 면서 왜 한국에서 쌓은 경력은 인정 안 해주는지 참으로 답답하더라고요. 회계업무라는게 어느 정도 경력이 있으면 하던 가락이 있어서 조금만 알려주면 알아서 잘 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15는 한인회사로서는 적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첫 직장은 한인회사라고 단정 짓기도 좀 모호한 것이 공식적으로 등록된 오피스 사장은 캐나다 백인이고 실제로 오너는 미국인 백인 남편과 한국계 미국인 와이프가 운영하는 기업이었어요. 하지만 그 여자 오너가 대부분의 행정이나 의사결정을 관여하고 직원들에게 지시해 그분이 있을 때는 한국회사 같았고(쌍팔년도) 멀리 출장을 가거나 자리를 비우면 그나마 다닐만했습니다. 그분은 이민 온지 오래되었는지 심지어 맞춤법도 개정전 80년대의 그것을 사용하심..;;

하는 일이야 entry level의 업무라 쉽고 뻔한 업무들이었습니다. 현지 회계 프로그램도 사용해보고 이래저래 저에게 도움 되는 시간이었고 덕분에 이민 초기에 아주 빠르게 잘 적응하게 된 의미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4개월 정도 근무한 그 당시 선택을 저는 후회하진 않습니다.

일을 하면서 다 좋은데 간혹 그 여사장님이 업무를 지시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린 뒤 얼마 있다 수시로 변경되고 마치 테스트하는 것 처럼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하는데 진짜 환장하겠더라고요. 회사 shared drive에 있는 파일을 보면 같은 목적인데 양식만 달라 여러 가지 파일이 혼재해있고 정신없어 보였는데 다 이유가 있던 거죠. 몇 달전에 지시해서  보고까지 했는데 마치 새로운 아이디어인 것처럼 빈 종이에 직접 양식을 그려주면서 이거 만들어와라 하면 지시받는 직원은 짜증 나도 그냥 합니다. 그거 해주는 거 어렵지 않으니까요.  감정도 하루에도 몇번이나 오르락 내리락 하는지...... 한인사회에서 꽤 유명하더라고요. 사업도 나름 오래 했고 과거 몇 년 사이 규모를 많이 키운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probation 이후 연봉 전환도 기대만큼 좋지 않았어요. 그래저래 같이 있던 백인 CFO (이 아저씨도 한 성깔함) 도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고 하고 더 이상 그곳에서 있고 싶지 않아 이직을 결정하며 그만둡니다.


그게 올해 1월이었습니다.


회사에는 그냥 다른 곳으로 이직한다고 하고 나왔어요. 계속 남아달라 해서 그냥 거짓말하고 나왔습니다. 속이 너무 시원하더라고요. 회사 비즈니스도 안 좋고, 자금 지출할 때마다 통장 잔고 걱정하며 일했습니다. 한국에서 회사 다닐 때는 제가 팔자가 좋았는지...자금 걱정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심지어 미국 회사 다닐 때는 매월 short-term loan을 사용했는데 은행에서 서로 돈 빌려주겠다고 해서 bidding 을 붙여 가장 낮은 rate을 제시한 은행한테 돈을 빌렸죠. 이자가 좋을 때는 2%도 안될 때도 있었어요. 그때가 그립기도 하더만요. ㅋㅋ 매달 몇 백억씩 굴리다가 $10,000에도 신경 팍 쓰면서 일하니 참 답답하더라고요.

그래도 그 회사는 나름 globally 사업을 키우려고 노력하며 지킬것은 잘 지키는 회사 였습니다. 그리고 그 여사장님도 잘 알고보면 제가 오해했을 수 도 있죠. 다 잘되라고 한건데. 근데 저랑은 안맞는 사람이었어요. 

또 제가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아무리 한국에 좋은 스펙이 있어도 결국 캐나다 현지 경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 회사에 젊은 직원들이 몇 명 있었는데 다들 UBC(캐나다 서부 최고 명문대학) 졸업하고 막상 취업이 힘드니 거기 가서 사장한테 욕먹으면서 일하고 있더라고요. 기가 차더라고요....진짜 비싼 학비 들여가며 어렵게 졸업해도 그 꼴이니 한국에서 아무리 좋은 대학 나오고 좋은 회사 경력 있어도 (신경1도 안 씀) 처음 발을 내딛는 게 그렇게 힘들답니다. 이민 준비하시는 분들 참고 하시길바래요. 


그래도 간절히 원하고 두드리면 열립니다.

언젠가는....


회계쪽 사무직을 소망하는 모든 분들 힘내시고 혹시 제 도움? 조언?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

저는 제가 일하는 분야에 많은 한인들이 일하길 소망하는 사람중 한사람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