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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ISINE

Jonah의 Canada Costco 등심 사용법

안녕하세요 Jonah 입니다.


저는 덕후 입니다.


고기 덕후 !!!


잘 아시겠지만 캐나다는 고기 하나만큼은 질 좋고 저렴한 것 같아요.

고기를 좋아하는 제 식생활에 아주 기름을 붓게 되는 환경이지요.

비가 거의 매일 내리는 겨울이었어요. 어느 날 Costco로 장을 보러 갔는데 늘 사 먹던 숄더 부위 (목살)을 사려던 순간 어느 백인 아저씨가 "그거 사지 말고 이거 사슈 지금 세일도 하고 있고 맛있어" 하며 뜬금없이 추천해주길래 쳐다봤더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등심.... 순간 내가 저 거대한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처음이 어렵지 다음은 쉽지 않을까....나름 큰 고깃덩어리도 한번 만져봤는데 (숄더) 도전해볼까....그러다 맛없으면 어쩌지....

저는 새로운 것을 좋아합니다.

퇴근하는 길도 일부러 돌아서 다른 길로 가기도 하고 일상에 소소한 변화를 좋아합니다.

그날 그 아저씨의 뜬금없는 추천과 저의 성격이 어우러져 제 고기 역사에 아주 중요한 날이 만들어집니다.


사진으로는 그리 크게 나오진 않네요. 암튼 길어요. 생각보다.

가끔 $6정도 세일을 합니다. 저는 그날 이후로 세일할 때마다 한 덩어리 사와서 돈가스나 제육볶음용 고기로 손질한 뒤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한번 소분해 두면 어찌나 마음이 든든하던지... 




처음 돈가스용 고기를 만들 때 잘 모르고 겉에 하얀 지방 부위를 제거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제 입에 사과드립니다. ;;

무조건 제거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튀겨도 물컹거리는게 씹혀 식감을 해칠 수 있습니다.

또 왕돈가스용으로 크게 만들고자 망치질을 한다면 저 지방 부위를 제거한 뒤 반대쪽 부위로부터 반을 갈라 지방이 있던 부위가 가운데로 위치하게 끔해야 고기가 쉽고 더 넓게 펼쳐집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점이 있고요. ㅋ 직접 해 보시면 이 덕후가 먼 소리를 했는지 아실 거에요. 




제게 한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얇게 칼로 썰어버린다 해도 제가 원하는 정도의 얇기로 만들기에는 제 칼질이 부족했죠. 맛있는 제육볶음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점은 적당히 얇은 고기입니다. 가정용 전동 그라인더를 살까 했지만....저에게는 too much...샀다가 얼마 쓰지도 않으면 와이프한테 구박당 할 것 같아 ㅠㅠ 포기.

차선으로 생각해낸 것이 양배추 슬라이스용 채칼인데 검색해보니 일제가 좋다네요. 역시 제가 어렸을 때도 지금도 정교함이 필요한 제품은 일제가 왓따 인가봅니다. 채칼 계의 샤넬이라는....컼

이 시모무라 채칼을 지인을 통해 한국으로부터 공수합니다. 

날이 살벌하게 서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정말 느낌도 안 났는데 어디서 피가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살짝 배었습니다. 후덜덜 하네요.

상상을 실행으로 옮겨 봅니다. 고기는 지방이 적당히 섞여있는 숄더 부위를 이용했습니다.

고기를 적당히 (너무 꽝꽝 얼리면 알썰림) 얼려 썰어 봅니다.

오우...너무 잘되네요. 이정도면 나중에 샤브샤브도... ㅋㅋ 





그날 이 고기를 이용해  와이프가 만든 제육볶음은....정말 맛있었지요.

지금도 가끔 저는 안전장갑을 착용 후 양배추 대신 고기를 갈아 봅니다. 저 위에 보여드린 기다란 등심도 기름기가 없어 단백하고 좋습니다. 제육볶음 만세.

그리고 저는 돈가스 못 사먹어요....

제가 만든 게 더 맛있어서...